그렇게 모든 게 다 끝나고 난 뒤 어처구니 없게도
예전에는 그렇게 알고 싶어서 그에게 보챘던 것들.
그렇게 알고 싶었던 그의 얼굴을 보게 되었고
그의 정보를 알게 되었다.
다른 사람들에겐 이미 다 알려주고 다 보여주고 했던 것들.
가장 많은 시간을 대화하고 함께 한 나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…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던 그의 의지와 달리, 알고 싶어했던 나의 의지를 놔버리자 알아서 내 손아귀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 허무했다.
왜 애도 있는 유부녀에게도 알려준 카톡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내게만 안 알려줄까란 의문에
“남자라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다 알고 있을 거야”라는 답을 얻었다, 그것도 여러 명의 남자들에게…
순간 ex-cgf가 그와 끝낸 이유에 대해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. 다들 D의 어리숙하고 어눌한 말투에 속아 그녀가 거짓말을 한 것일 거라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녀야말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해준 것일지도 모르겠다.
진실은 저 너머에…
“니가 그 여자 남편이라고 생각해봐. 입장 바꿔서 딴 남자랑 니 와이프랑 밤늦게 카톡하고 그러면 기분 좋겠어? 기분 좋겠냐고~”라고 하니 방을 나가버렸던 그.
그는 아마도 안도하고 있을 것이다.
이렇게 쉽게 등돌릴 사람에게 내가 누구인지 안 알려줘서 다행이다- 라고.
그 이후엔 일진놀이하는 그들 패거리에 섞여서 나를 실컷 조롱하며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. 그들은 일진놀이에 너무 취해서 내가 쓴 글을 조롱하고, (그도 그 일에 동참했다) 인스타에서 내 사진을 허락도 없이 불펌해다가 포토샵으로 가공하며 조롱하는 등 별짓을 다 하고 놀았다. 저런 저질스런 사람들이랑 잘 어울려 노는 당신을 너무 과대평가했구나, 하는 생각이 들었다.
명예훼손은 나라마다 법규가 달라 처벌근거가 명확하지 않지만 그들이 한 행동들은 전세계 문명국 어느 나라에서나 명확히 “범죄(crime)”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치료를 권해볼 수 있겠다. 그러기엔 그들의 인생이 너무 딱해보였다. 자신들의 인생이 얼마나 보잘 것 없으면 일면식도 없고 이야기 한마디 나눠보지 않은 사람을 가지고 그러고 싶을까… 그런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자신의 인생에 미안하다는 자각을 할 수나 있을까?
물론 이 이상 더 그런 일들이 진행된다면 내 인생에 해외법 공부할 계기가 생기는 거겠지. 대기업과 대형언론사, 법조인을 상대로 승소해본 것이 내 소송 경험 전부였는데 이젠 외국인을 상대하는 경험까지도 할 수 있겠어… 사람땜은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하는 걸까. 피곤하다.
그냥 너라는 사람을 몰랐으면 좋을 뻔했다.
아니 이제라도 당신이란 사람의 본질을 깨닫게 되어 다행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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